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봄에는 "올해 여름은 역대급으로 더울 것이라 예상됩니다."
가을에는 "이번 겨울은 최근 겪은 겨울 중 가장 추운 한파가 올것이라 예상됩니다."
몇년 전 여름에는 정말 더위에 적응할 수 없을 정도로, 한밤에 잠도 잘 수 없는 열대야에 시달렸었던것을 생각해보면 이번 여름은 애기 발장구 수준이었다.
신뢰도를 생각해보면 겨울에도 춥지 않을 것이라 여겼는데, 역시는 역시인가 전혀 춥지 않았다.
언제나 초겨울에 따뜻하다가도 수능시험 당일만 되면 역대급 한파가 시작되었는데, 이번 수능날에는 너무 따뜻하더라.
수능날 입김이 나오지 않았던 때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이런 날도 있구나 싶다.
제작년 낚시를 시작하고 한겨울에 학꽁치며 볼락을 잡아보겠다고 칼바람 부는 날씨에 바다로 나가 온몸이 얼어가며 고기를 잡았었는데...
올해 겨울은 겨울이라 느껴지지 않아서 그럴까? "학꽁치 나올 때 되었다"며 채비를 추스르자던 친구놈도 아무말이 없다.
결국 2월이 지난 지금까지 낚시는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 아마도 봄이나 초여름에 나가보지 않을까 싶다.
4계절이 뚜렷한 것은,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에 눈이 즐겁기도 하지만 단점도 많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계절의 의미가 흐릿해지니 아쉬움이 생긴다.
한여름, 한겨울에 친구들과 만나면 꼭 하는 말이, "1년 내내 늦봄이나 초가을 날씨였다면 옷값아끼고 환절기 감기도 안겪을 수 있다" 이다.
그때만해도 봄 가을이 보름 채 가지도 않고 여름과 겨울이 되던 때였는데, 이제는 엄청 덥고 추운 날이 보름 채 되지 않는것 같다.
뭐든 지나고 나면 아쉽다고, 기온이 비슷하니 더 좋을것 같았지만 여러 불편한게 생기더라.
나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달라지는게 생겨 사람이 불편해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데, 우렁이를 써서 자연친화적인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곳에서, 우렁이가 겨울철 날씨를 버틸 수 없어 자연적으로 계체수 감소가 이뤄졌는데, 겨울 날씨가 상승하니 우렁이도 덩달아 버티면서 계체수가 증가했고, 버틴애들은 크기도 엄청 커지니깐 닥치는데로 먹고 다니게 되어 농사를 망치게 되었다는 기사가 나오더라.
이건 환경변화의 아주 단편적인 이야기일 것이다. 무수히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데, 겨울에도 모기를 볼 수 있는 것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 기사에서 보니, 모기를 유전자적으로 억제시켜 유전자 변형 모기와 교배시키면 멸종 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이러한 환경의 변화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만을 보고 실행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세상은 무수한 톱니바퀴로 돌아간다.
아주 작은 톱니바퀴 하나라도 빠지거나 고장나게 되면, 나비의 날개짓이 파도를 일으키는 것처럼 나비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럼에도 이처럼 잘 돌아가는 자연은 마치 천년 만년 사용한 기계가 고장이 나면, 고장난 부분을 다른 부분이 보완해 계속 사용할 수 있게 자가복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지만, 막 쓰는 버릇이 계속되면 더이상 손댈 수 없이 망가진 기계를 보게될것이라 확신한다.
어떻게 사용해도 잘 돌아가니까 여지껏 사용한것처럼 막쓰게 되는데, 언젠가 정말 꼭 필요할 때 고장나서 우리에게 한방 먹이게 될 것이다.
미리미리 관리하며 잘 사용하는 방법을 습관화 해야된다.
현재 각국에서는 탄소 배출량 등 국가에서 관리할 수 있는 공해를 줄이기 위한 회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자연에 대한 관리가 아닐까 한다.
겨울이 날씨를 말하다가 의식의 흐름으로 여기까지 왔다.
내가 느꼈으며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겨울은 겨울 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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