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현 상황
부모님의 제주도 여행
부모님께서 제주도 한라산 등반을 위한 여행을 계획하실 때 옆에서 도와드리면서 느낀 점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제주도에 가장 많이 방문하는 외국인인 중국 관광객이 오지 않으면, 제주도는 망한다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호텔, 렌터카를 예약하면서 정 반대의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생각보다 너무 비싼 것이었다.
"관광객이 없으니 돈도 안되고, 그러니 비싸게 받자"가 아니라 정말 자리가 없고 사람이 넘쳐서 비싸진 것이었다.
코로나로 때문에 한라산을 오를 수 있는 인원도 하루 800명인가 1500 명인가로 제한되었기 때문에, 예약을 해야 입장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1월 27일 등반 예약을 1월 10일경에 겨우 진행할 수 있었고, 등반 다음 주가 설 명절이 아니었다면 2월에나 예약이 가능했을 듯 보였다.
오랜만의 비행기 여행으로 잔뜩 긴장한 부모님께서 무사히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 절경을 눈과 렌즈에 담고 내려오셨는데, 추운 칼바람과 무수히 많은 사람 바람에 정신을 못 차리겠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제주도에 지나다니는 자동차는 온통 허자뿐이고 가끔 가다 보이는 허자가 아닌 차를 보곤 '저 차는 제주도 사람 자동찬가? 아니면 차를 들고 온 관광객 찬가?'라는 나름 재미있는 고민을 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시장을 둘러보러 가는데 주차장을 들어가서 주차하는데 30분 나오는데 30분, 그냥 들어가서 잠시 주차하고 나오는데 1시간 주차비를 내야 할 판이었다.
시장 안은 당연하게도 관광객이 발 디딜 틈 없이 이동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관광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상인이 그들을 관광하는 것인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한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막차 비행기에 오르는 부모님의 눈에, 다른 항공사 비행기들이 줄줄이 이륙하는 모습이 보였다.
본인들의 비행기도 만석인데, 저들의 비행기도 만석이라 생각하니,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곳을 왔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김해공항에 도착한 부모님을 모시러 간 나는, 가족을 마중 나와 기다리는 무수히 많은 차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제주도의 사정을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외국인의 방문이 없다는 것은 오히려 호재요, 그동안 외국인 때문에 발길을 끊은 자국민의 이득이라.
코로나가 999가지의 악재를 불러오고 1가지의 호재를 불러왔다고 생각해야 하나?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지 않더라도, 바가지 씌우지 않고 친절하기만 하다면야 바뀔 게 없다고 생각된다. 아니! 그렇게 된다.
좋은 날 한적한 시간에 제주도를 방문해볼 참이다.
그때는 부모님과 함께 1박 2일의 빠듯한 일정이 아닌, 제주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여유로운 일정으로 제주를 만나보려 한다.
한라산은 못 갈듯하다. 다소 쉬운 길인 성악판에서 백록담까지 왕복 8시간이 걸리셨다는데.
산은 나와 맞지 않을 듯하다고 말씀드렸다.
제주도는 역시 바다지. 낚시채비나 잘 가지고 가야겠군.
큰 놈일랑 잡으면, 바다를 바라보며 요리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우선 잡아야 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지만 말이다.
날이 따뜻해지는 4~ 5월에 꽃피는 제주도로 가보자!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느끼는 게, 내 사진은 원래부터 안 찍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연을 찍기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볼품없어 보이는 나 자신을 남기기 싫다는 것인지, 아님 사진에 나오는 내가 실제의 나와는 다르게 느껴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꽤 많은 사진을 찍어와 보려 한다. 그때가 기다려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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